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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영자 | 조회 389 | 2012.10.23 네이버 컨텐츠 칼럼 "1년 중 대목, 겨울이 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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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중 대목, 겨울이 온다]
-네이버 컨텐츠 정보 제공
온/오프라인 시장 모두가 기대하는 겨울 대목이 돌아왔다.
그래서일까? 온라인 판매에 관심이 많아져 전문 교육기관에 신청인원도 증가했다.
늘 연말이 되거나 연초가 되면, 1년간 나의 모습을 돌아보거나 새로운 각오를 하고 도전을 한다.
가장 판매단가가 좋다는 겨울시장은 1년 12개월을 놓고 보았을 때 놓칠 수 없는 시장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미 동대문과 남대문에 발길은 조금씩 바빠지기 시작했고, 겨울 잡화 카테고리에 신규 상품등록이 늘어나는 시기이기도 하다.
날씨가 선선해지기 시작한 10월초, 한 교육생이 내게 말하길 저렴한 판매단가를 확보하기 위하여 지금 겨울 잡화 제작에 들어간다면 어떻겠냐며 상담을 찾아왔다.
제작하고자 하는 품목은 니트 계열에 잡화로 겨울 시장에서 늘 이름값 하는 매력적 아이템이다. 이에, 필자는 저렴한 가격은 이미 늦었노라 조언하였고 교육생은 상담을 마친 후 무거운 발걸음과 함께 연신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돌아갔다.
대목을 준비하는 많은 분들과 함께 겨울 시즌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내가 먼저 물어본 것은 자본이었다.
겨울 시즌상품을 제작하고자 함에 있어 예산이 과연 얼마인가하고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2천만원. 상품 제작 후 온라인 판매를 위한 여유자금은 얼마인가를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500만원.
판매를 위하여 회사 직원의 수는 몇인가를 물었다. 친구와 본인을 포함한 4명.
몇가지 질문을 더 하기도 전에 이것이 상상으로 시작된 일임을 알 수 있었다.
물론, 우리는 모두 상상력을 통해 아이템을 구상/개발하며 판매를 한다.
그러나 아이템은 상상하되 시장은 정확하게 봐야하고, 예산은 결코 추상적으로 결정하면 않된다.
니트라는 아이템은 가을에 제작한다하여 가격이 저렴한 제품이 아니다.
본인이 생각하기에는 10월에 니트 잡화를 제작하는 것이 시기상 매우 빠르기 때문에 저렴할 것 이라 생각하겠지만, 니트는 이미 8월이면 공장들은 의류로 샘플을 제작하고 있다.
가을철 의류로 소화량이 니트가 많은 폭을 차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미 실값은 저렴하지 않다. 연간 니트계열 실값이 가장 저렴한 것은 겨울 시장이 끝나는 2월 ~ 3월이다.
10월에 제작하는 것은 12월에 제작하는 것 보다는 바쁘지 않기 때문에 제작기간이 길지 않은 것과 소량제작으로 아직 기회가 많다는 것이다.
저렴하지 않는 생산단가로 2천만원의 예산으로 상품을 제작한다고 가정해보자.
잡화는 종류와 컬러, 이 2가지를 반드시 선택하여야 한다.
교육생이 결정한 것은 총 6가지 디자인, 7가지 컬러다.
단순히 계산하여도 각 1개씩만 제작하였을 때 총 42개가 제작된다.
만약, 한 컬러당 200장씩 제작한다면 42 x 200개 = 8,400개 가 된다.
2천만원을 8,400으로 나누어 희망 생산단가를 생각해보면 2380원.
이미 본인이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희망 생산단가가 나와 있는데 제작 희망단가가 얼마냐고 물었더니 본인이 알지 못한다. 대부분에 창업이 처음일 때 그러하듯 지나치게 추상적이다.
겨울 잡화 니트 아이템을 10월초에 2,380에 제작할 수 있다면, 이것은 대박 아이템이다.
물론, 몇몇 판매자들은 이 가격을 맞추기도 한다. 그 말에 의미를 아는가?
몇몇이다. 정말 몇몇의 판매자만이 이 가격을 맞추고 있다.
지금도 혹시 이 글을 보는 많은 분들이 공장에서 제품 1개를 생산하며 받는 인건비가 300원이나 500원 즈음으로 상상하고 있다면, 먼저 내 회사를 돌이켜보길 권한다.
한 모델 당 1만개를 넘지 못한다면 저렴한 인건비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 또 하나에 위험은 바로 종류와 컬러다.
다년간 겨울시장을 경험한 대부분에 회사의 선택은 소수의 모델을 대량으로 제작한다.
그렇다. 나만이 가질 수 있는 무기를 만들려면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다년간 인기상품이라는 상품들을 잘 들여다보면 모두 다 기본품목임을 알 수 있다.
수만장씩 판매되는 인기 패션상품은 그 흔한 990원 나시티라는 것을 아는가?
새로운 패턴 제작이란, 무릇 도박과 다를 게 없다.
기본은 이것도 저것도 아니여서 기본이 아니라, 못해도 기본은 하기 때문에 기본이다.
이 기본이 꼼꼼히 잘 만들어졌고, 저렴하기 까지 하다면 무서운 무기가 된다.
그럼에도 여러 모델과 컬러를 선택한 것은 분명한 의도가 숨어있다.
“ 어떤 것이 잘 팔릴지 모르니까... 여러개를 제작해서 일단 반응을 봐야지 ”
‘라인업’ 이라는 뻔뻔한 위장막을 걷어내면 ‘불안감’ 이라는 불편한 진실이 있다.
본격적인 반응을 볼 수 있는 것은 기온에 따라 조금씩 다르겠으나 11월 중순이다.
바빠지기 시작한다. 고객도 판매자도 공장도 모두 바빠지기 시작한다.
위에서 말했듯이 각 모델에 컬러를 200개씩 제작하였으니 판매에 속도가 붙기 시작하면
11월 말에는 재고가 남지 않는다. 교육생의 계획으로는 이때 2차 발주를 넣어 생산한다.
과연, 가능할까?
아무리 작은 공장도 바쁜 계절에는 한번 염색을 하려면 한 컬러별 220파운드씩 염색을 해야 한다. 이유는 염색 기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큰 공장들은 수급이 훨씬 효율적이나 시즌에 200장을 제작 해주는 마음씨 좋은 큰 공장은 많지 않다.
한 컬러별 220파운드가 어느 정도인지 감이 오지 않는다면, 크고 길며 풍성한 목도리를 220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최초 니트 잡화 200개를 제작한 후 2차 발주로 200개를 하겠다는 계획이 왜 현실성이 떨어지는지 지금도 감이 오지 않는다면, 그것은 정확히 해당 품목의 겨울 시장을 경험해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처음 이야기처럼 현실을 있는 그대로 생각하며 판단해보자.
최초 제작이 컬러별 200개였다. 이 200개는 11월말 ~ 12월초 재고가 소진되는 게 일반적이다. 12월초에 니트 계열 품목 염색을 의뢰하면, 그것도 극히 적은 양으로 염색을 해야 한다면 아마 가장 늦은 시간을 배정받을 것이라 각오해야 한다.
그런 극소량의 염색은 빠르면 5일이다. 거기에 내가 선택한 컬러가 시장에 차별성을 두기 위해 특별한 컬러를 선택했다면 7일 이내의 염색은 생각지 말아야한다.
여기에 제품을 만들어내는 기간을 겹쳐보면, 극소량 제작 판매자는 최소 10일전 안전재고를 확보하지 못하면 낭패를 보게된다.
그렇다면 최소 2차 발주는 11월 20일에 들어가야 하는데 아직 본격적으로 추위가 오지 않았다면, 모두 판매량이 미비한 상태로 2차 발주로 무엇을 넣어야 할지 결정하기가 어렵다.
만약, 초기 제작 모델과 컬러를 적절히 줄이고 모델별 한 컬러에 400개 이상 제작을 의뢰했다면 본격적 판매시기가 오더라도 재고는 200개 이상 남게되어 여유롭고 정확한 2차 발주를 넣을 수 있다. 그래서 제작은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
단순히 여러 모델로 반응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본격적 시즌이 언제인가?
내 상품의 제작 기간은 얼마인가? 2차 발주량은 얼마가 적당한가? 등 구체적인 부분을 피한다면 엄청난 착오를 경험해야 한다.
여기에 경험자 없는 많은 인원으로 사업체를 구상하는 것은, 다수에게 좋은 의견을 듣는 것이 아니라, 어떤 결정을 내릴 때 더 많은 찬성과 반대로, 늘 결정력이 떨어질 수 있는 요소가 된다.
겨울시장은 모두가 노리는 시즌이다.
그러나 그만큼 준비가 철저한 판매자들이 많은 시즌이기도 하다.
언제나 상상이라는 요소는 중요하지만, 현실에 맞는 답을 찾아야 성공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케이티엠직업전문학교 박진환 전임교수